
요즘 AI로 코딩한다는 이야기가 워낙 많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제목처럼 단순히 ‘말만 하면 코딩이 뚝딱 끝난다’는 환상을 파는 책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전체 과정을 아주 현실적으로 밟아 나가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책의 시작부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코딩 입문서라고 하면 개발 툴 설치나 문법부터 들이밀기 마련인데, 이 책은 1장 전체를 ‘문제 정의’에 할애합니다. 좋은 프롬프트가 나오려면 결국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을 짚어주며, 아마존의 ‘미래 보도자료 쓰기’ 방식을 AI와 함께 8단계로 실습하게 만듭니다. 러프하게 던진 한 줄에서 출발해 AI가 써준 초안의 모호한 문장을 파고들고, 핵심 질문을 거쳐 문제를 단 한 문장으로 다시 정의하는 과정은 코딩 테크닉 이전에 서비스 기획의 본질을 배울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실린 ‘우당탕탕 AI 실험 일지’의 비전공자 실무 고민도 꽤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2장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커서(Cursor)를 설치하고 User rules를 세팅하며 실습에 돌입합니다. 투두 리스트로 감을 잡고, 냉장고 파먹기 웹 서비스를 만들며 외부 API를 직접 연결해 보는 흐름이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 만들다가 막히거나 개선 방향이 떠오르지 않을 때 커서의 Ask 모드를 활용해 돌파구를 찾는 팁이 무척 실용적이었습니다. 단순 웹 페이지만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팝업과 사이드 패널 형태의 크롬 익스텐션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파이썬과 스트림릿을 연동해 소비 데이터 분석 대시보드를 시각화하는 과정까지 다루고 있어 AI를 활용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3장의 AI 에이전트 파트였습니다. 책에서는 에이전트의 공식을 ‘정보 + 역할’로 정의하는데,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제미나이 API 키를 발급받아 시스템 프롬프트로 페르소나를 지정하고, JSON 스키마를 이용해 출력 형식을 고정하는 테크닉은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만큼 단단했습니다. 면접 질문 도우미나 대화 분석 웹, 리뷰 생성 익스텐션을 거쳐, 4개의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누어 콘텐츠를 만드는 멀티 에이전트 파이프라인과 종목·뉴스·거시 분석가를 결합한 주식 분석 에이전트까지 구현해 보는 과정은 ‘바이브 코딩’이 단순한 질의응답 이상의 구조적 작업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마지막 4장은 로컬에만 머물던 작업물을 진짜 세상에 내놓는 배포를 다룹니다. 깃허브에 코드를 올리고 버셀로 연결해 접속 가능한 URL을 뽑아내는 과정, 그리고 서비스에 저장 기능이 생길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짚으며 수파베이스를 연동하는 흐름이 깔끔합니다. 커서 플러그인을 활용해 복잡한 백엔드 설정 없이도 로그인 인증과 즐겨찾기 저장 기능을 직접 붙여보는 경험은 비개발자도 충분히 ‘완성된 서비스’를 운영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기획 단계의 문제 정의부터 커서와 스트림릿을 통한 구현, 제미나이 API를 활용한 멀티 에이전트 설계, 그리고 버셀과 수파베이스를 이용한 배포와 데이터 저장까지, 개발의 처음과 끝을 군더더기 없이 실습으로 관통해 볼 수 있어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개발 장벽에 부딪혔던 분들이라면 책에 나온 예제들을 하나씩 직접 따라 치며 실행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